[이로운넷]제주의 깊은 맛? 랄라고고가 보여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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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로운넷(제주)=박초롱 기자   •  입력 2022.11.11 08:20


이주 N년차 프로 제주살이러들로 구성
제주살이 능력고사 등 전에 없던 콘텐츠를 디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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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의 색과 이미지는 아이보리 같아요. 친환경이나 린넨 같이 고유한 느낌이 많아요. 고정관념처럼, 제주는 하나의 색으로만 보여요. 제주도는 다양한 매력이 있는데 말이에요. '제주도가 좀 더 재밌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요.”

랄라고고는 제주에 재미를 더하는 콘텐츠 디자인 회사다. 홍보물, 책자, 홈페이지, 홍보영상 뿐 만 아니라 프로 제주살이러들이 모여 다양한 작당모의를 한다. 이를 통해 전에 없던 다양한 콘텐츠를 디자인해 낸다. ▲7가지 제주 바다 액티비티 가이드가 담긴 ‘제주씨를 위한 바다 액티비티 안내서’ ▲문제없는 제주살이를 위한 문제집 ‘제주살이 능력고사’를 출간하고 스케일을 키워 제주도 내에서 제주살이 능력고사 필기와 실기 시험을 진행하기도 했다. 랄라고고에게는 재미가 1순위 의미가 그 다음이다. 그는 “즐겁게 할 수 있는 것을 하다보면 의미도 함께 찾게 된다”며 “좋은 이웃을 만나고 싶고 건강한 제주에서 즐겁게 놀고 싶은 마음들이 랄라고고의 다양한 프로젝트가 시작된 이유”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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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다이빙을 하고 있는 조인래 대표/출처=랄라고고


서울에서 제주앓이 할 바에, 제주로 간다!

“10년 전인 2013년 11월, 제주에 터를 잡았어요. 서울에서 사업을 하면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거든요. 잘 해야 한다는 부담에 빈틈도 보이면 안되고, 망하면 더더욱 안되고. 서울이라는 활동반경에선 날선 모습이 더 많았어요. 계속 여기서 살아야 하나 하는 고민이 많았죠.”

조 대표는 프리다이빙을 배우면서 제주에 꽤 자주 들리게 됐다. 제주도를 다녀오면 2주간은 꿈을 꾼 듯 제주앓이를 하느라 서울에서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마음속으로 10년 뒤쯤 귀촌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있었지만 좀 더 이른 결정을 하고 6개월 만에 제주로 내려왔다. 30분 이내로 바다에 갈 수 있고 한라산 둘레길과 10분이면 이어지는 곳에 자리잡은 집을 구했다. ‘머리 말고 몸을 쓰자’는 기조로 디자인 일을 줄이고 프리다이빙과 귀농 교육 등으로 집 뒷마당에 펼쳐진 200평의 귤밭과 채소를 기르는 밭일에 집중했다. 프리다이빙 강사로 활동하면서 심폐기능을 위해 달리기도 시작했고 자연스럽게 제주의 산과 바다를 사랑하게 됐다.

그에게 달리기와 프리다이빙은 건강이나 목표를 위한 행위가 아니라 그 자체가 즐거움이었다. 그렇지만 주변에는 액티비티를 힘들게 하는 사람들이 더 많이 보였다. “달리기를 너무 힘들게 하지 말라”고 조언하면 “달리기는 원래 땀날 정도로 해야하 는 것 아니야?”라는 답이 돌아온다. 맞는 말이지만 초반에는 잘 하는 것보다 즐겁게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그는 “즐거우면 계속하게 되고 그러면 습관이 들어 더 잘 하고 싶은 마음이 생긴다”며 “힘들어서 포기하는 것 보다 습관을 만들 수 있는 방식이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후 액티비티를 좋아하는 동네 청년들과 함께 협동조합을 만드는 프로젝트에 함께 하기도 했다. 많은 걸 배웠지만 코로나나 기후위기 등으로 오프라인 기반의 사업을 장기적으로 바라봤을 때 리스크를 느꼈다. 조 대표는 “코로나와 기후위기 등으로 예측 불가능한 다른 위험들도 계속적으로 다가 올 것이라는 리스크를 느꼈다”며 “IT에 기반한 온라인 기반의 콘텐츠나 서비스를 다루는 비즈니스를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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랄라고고가 즐거운 제주살이를 고민하며 출판한 책들. /출처=랄라고고

공익적이고 착한 것 말고! 우리는 의미보다 재미

“100% 중에서 80%가 재미여야 해요. 그래야 보고 의미에 젖어들어요. 재밌게 하다보면 의미가 생겨요. 재미와 의미의 비율이 중요해요. 재미가 없으면 소비를 안하고, 의미가 없으면 행위가 없어요. 그런 관점에서 제주도에서 어떤 콘텐츠를 만들어야 재밌을지 고민하죠.”

스스로 재미를 강조하는 이유는 의미쪽으로 흘러가기 쉬운 자신을 잘 알아서다. 의미보다 재미는 랄라고고가 지향하는 방향임과 동시에 조 대표를 제어하는 장치이기도 하다. 콘텐츠 디자인 회사인 랄라고고는 홍보물부터 책자, 홈페이지, 홍보영상 등을 제작한다. 또 전형적인 콘텐츠 디자인 회사의 일 외에도 재밌고 즐거운 일을 벌인다. 도민으로 구성된 팀이 제주살이를 하고 있거나 꿈꾸는 사람들을 위한 생활밀착 콘텐츠를 제작한다.

매주 수요일 제주살이에 도움이 되는 지역소식과 최신 트렌드를 전달하는 ‘픽제주 뉴스레터’를 발행한다. 뉴스레터에는 슈퍼문, 제주 렌트카 빌런유형, 또 전 프리다이빙 강사, 프리다이빙 대회 수상자, 해녀, 제주도 토박이로 구성된 팀의 장점을 살려 건강하게 제주의 자연을 즐기는 방법을 소개하는 책 ‘제주씨를 위한 바다 액티비티 안내서’를 출간하기도 했다. 책에는 ▲서핑 ▲카이트서핑 ▲패들보드 ▲프리다이빙 ▲스쿠버다이빙 ▲스노클링 ▲바다수영 7가지 물놀이에 대한 설명과 스팟이 담겨있다. 더해 해양활동 규칙, 바다가 보이는 책과 영화, 제주도내 바다와 관련된 단체 등을 소개하며 제주도를 건강하게 즐길 수 있도록 내용을 구성했다.

또한 최근에는 제주에서 더 좋은 이웃을 만들고 만나기 위한 제주살이 문제집인 ‘제주살이 능력고사’를 출간했다. 문제집을 만들었으니, 시험까지 준비하게 했다. 온오프라인을 통해 필기시험을 기획하다 보니 스케일이 점점 커지며 실기시험도 제주관광공사와 함께 세화리에서 진행한다. 실기시험은 일주일 간 한마을에만 머무르며 제주의 진한 맛을 경험하게 할 예정이다. 현재는 모든 접수가 마무리 돼 20일부터 6일간 진행될 실기시험을 앞두고 있다. 조 대표는 “강박적으로 뭔가를 남기고 사진을 찍는게 아니라 바다멍, 부녀회장&해녀와의 토크 등을 통해 밀도 높은 여행의 경험을 제공할 예정”이라며 “낯선 마을의 안쪽 길을 걷는 등의 밀도 높은 경험은 여행을 넘어 타인의 삶을 볼 수 있도록 한다”고 말했다. 이어 “진짜 여행을 원하는 사람, 제주살이를 생각하는 사람들이라면 만족하는 경험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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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생활을 만끽중인 랄라고고 구성원들/출처=랄라고고


모든 것은 콘텐츠, 다양한 표현에 대한 고민 이어갈 것

“사실 콘텐츠는 제약이 없어요. 모든 게 콘텐츠에요. 그 흐름이 어디로 가느냐가 가장 중요해요. 우리는 디자인과 인쇄물을 하는 회사지만 그게 다가 아니에요. 우리는 콘텐츠 회사고 이 흐름을 어떤 방식으로 표현할 것인지 계속해서 고민해야 해요. 주제에 따라 방법은 다르겠죠. 계속해서 새로운 콘텐츠가 뭔지 알아야하고 테스트를 하는게 중요해요.”

랄라고고의 궤적을 살피면, '어라, 이 회사 디자인 회사 아니었어?'라는 의문이 들 정도로 특이한 프로젝트를 진행하기도 한다. 제주시소통협력센터와 함께 암호화폐(NFT)를 활용해 쓰레기를 수거하는 제주테이크3(jejutake3)를 진행하기도 했다. 해당 캠페인은 제주도의 신화를 세계관으로 참가자들에게 쓰레기를 줍는 미션을 제안한다. 미션을 완료한 뒤 인증샷을 남기면 리워드로 암호화폐가 제공되고 함께 하는 기업의 서비스나 제품을 할인 받을 수 있다.

랄라고고는 해당 프로젝트를 시도하면서 공익 프로젝트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고민 일부를 해소할 수 있었다. 그는 “공익 프로젝트에 개인에게 구체적인 보상이 주어졌을 때 지속가능성이 어떤식으로 담보될 수 있는지에 대한 궁금증이 기반이 된 프로젝트였다”며 “이미 해외에서도 NFT로 다양한 실험을 하고 있고 나 역시 이를 직접 해보면서 가능성과 실마리를 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이후에는 전문가나 전문인력과 함께 또 다른 시도를 해볼 것”이라고 말했다.

“콘텐츠를 다룬다면, 시대에 잘 먹힐 수 있는 선택지와 전략을 찾기 위해 노력해야 해요. 글쎄요. 저는 아직 뭐랄까, 재미가 부족해요. 어떻게 하면 재밌을까가 가장 큰 고민이죠. 이 고민에 대한 답을 더 충족시켜야죠. 아시다시피, 모든 것은 재미에서 나옵니다.”

63168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관덕로 44, 408호(제주시소통협력센터) 랄라고고 주식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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